사실 첫 강의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학교 다닐때 고3 친구들을 가르치는 학원 알바도 1년 가까이 했고, 초중생 과외도 2년 동안 했고, 검정고시생들을 위해 교육봉사도 했고, 회사 다닐 때는 IT직원들을 대상으로 신규 플랫폼 개발 교육도 했기 때문이다.
뭔가 강의 이력을 적고 보니 제목이 무색하게 교육을 나름 많이 해본 것 같다;; 하지만 5시간의 강의로 이런 큰 돈(나에게는)을 번다는 것은 알바와 과외, 사내 업무와는 좀 다른 느낌이다.
내가 회사를 퇴사한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이 회사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내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연봉을 받는 사람이지만, 내가 이 회사를 벗어났을 때 이 연봉을 실제로 벌 수 있을 만큼의 사람인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대학 동기가 강사일을 해보겠냐고 했을 때 덥썩 해보겠다고 한 이유는 회사 없이 프리랜서로서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가장 컸다.
강의를 하기까지 너무 두려웠고 긴장이 됐다. 내가 이 강의 주제의 전문가라고 볼 수 없는데 전문가 행세를 하며 교육을 해야했기에 그 만큼의 지식을 쌓기위해 노력했다.
5시간 동안 강의를 하면서 의외로 내가 강의 전달력이 좋고 농담도 잘하며 강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전 회사에서 교육을 했을때도 칭찬을 받았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론시간 후 실습시간에 내가 원하는 대로 풀어나갈 수 없게 되자 식은땀이 흐르고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졌다. 이 부분은 내가 이 분야에 대해 부족하기 때문에 이론을 습득하는 데 집중하느라 실습교육 준비를 등한시 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내가 미흡하게 준비한 부분에서 일이 벌어졌고 이 부분에 대해서 부족했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회사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동시에 내가 준비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터진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타인이 모르게 감출 수 없다는 것을 또 한번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준비는 내가 맡은 모든 분야에 걸쳐 철저히 해야하고 그 준비가 부족했을 때 생기는 문제는 어차피 내가 극복해야할 숙제로 남는다. 그러니까 두렵다고 주저앉아있지말고 귀찮다고 불성실하게 하지말자!